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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코로나 19가 발생했다.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나는 안일하게도 수능이 끝나면 당연히 코로나가 끝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갔던 일본이 나의 10대 마지막 해외여행이 되었다.
성인이 된 이후 첫 해외여행을 계획했다. 장소는 하와이로, 기간은 여름방학 8월 2주정도로 잡았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라는 말이 있듯이 나는 친구가 하와이 간다는 걸 따라갔다. 2학년 1학기 동안 주 6일 동안 알바와 과외를 공부와 병행하며 돈을 모았다. 적어도 하와이를 다녀올 수는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였다.
나름 MBTI J인 사람이지만 이번 여행은 내 인생에 있어서 제일 계획을 대충 세운 여행이다. 한학기동안 일을 병행하며 공부한 게 힘들었던 건지 일상이 정신없이 바빠서 그런지 아니면 방학 동안 진행하던 일들을 뒤로하고 여행을 떠나서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하와이에서 즐긴다기보단 쉬고 싶었다.
대충 준비한 것치고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하는 일은 순조로웠다. 입국심사에서 리턴티켓을 못 가져와 쩔쩔맨 일을 제외하고 말이다. 어떻게 됐든 입국했으니 그걸로 충분히 괜찮다. 혹시 미국에 입국할 사람들은 다음의 서류를 준비하는 걸 잊지 말자. 3,4번은 옵션인 느낌이 강하지만 1,2번은 필수로 준비해야 한다.
2022.8.1 기준
1. 백신 접종증명서(영문)
2. 리턴 티켓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티켓을 출력한 것
3. 머무는 숙소 예약 정보가 적혀있는 서류
4. ESTA VISA 서류
-ESTA 비자는 사전에 신청해야 한다. 사기가 많으니 조심하자.
비행기는 아시아나 항공으로 약 8시간이 걸렸다. 이코노미라 그런지 쪽잠을 잘 정도로만 편했다. 저녁 비행기였는데 비행기 좌석이 조금 불편하다 보니 밤에 잠을 잘 못 잤다. 그래도 평소 수면주기가 규칙적인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에 많이 힘들진 않았다.
기내식은 총 두 번 먹었다. 불고기 쌈밥과 팬케이크였는데 입에 잘 맞았다. 기내식이 한 번만 나오는 줄 알고 비행기 타기 전에 저녁을 먹었다. 기내식이 너무 잘 나와서 비행기에서 내릴 무렵 포만감을 가득 느낄 수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려본 바다의 푸른 물결과 구름의 조화가 아름다웠다. 비행기 날개 끝에서 비행운이 만들어지는 모습은 처음 보는 광경이었기 때문에 더욱 신기했다. 하와이 땅에 발을 딛기도 전에 벌써 핸드폰 앨범에는 사진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오전 11시, 비행기에서 내린 후 하와이에 거주하고 있는 고등학교 친구가 우리를 맞이했다. 친구가 이끌고 온 렌터카를 타고 알라모아나 쇼핑센터로 향했다. 점심시간이었지만 기내식을 충분히 먹었던 우리는 밥 생각이 없었다. 친구는 자신이 자주 가는 버블티 가게에 우리를 데려갔다. 여기에서 타피오카 펄은 보바(Boba)로 불렸다. 자유여행은 처음인지라 살짝 긴장한 상태로 흑당 밀크티 하나를 주문했다. 한국을 떠나기 전에 봤던 글을 떠올리며 'Could you give me ~, please'를 말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방금의 문장으로 내 영어실력이 탄로 난 것 같다. 사실 난 영어 회화를 그리 잘하지 못한다. 좋지 않은 영어 실력이지만 내 흑당 버블티가 나온 건 알아챌 수 있었다. 한국의 버블티보다 펄의 크기가 작지만 흑당의 양이 훨씬 많았고 더 달았다. 안에는 크림 브륄레가 들어가 있었다. 달고 단 흑당 버블티였다. 작은 크기의 버블티를 주문했지만 다 먹을 쯤에는 밥 한 끼를 먹은 듯 배불렀다.
하와이에 오면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었다. 바로 화려하고 노출이 있는 원피스를 입고 자유롭게 거리를 걷는 것이다. 중학생일 때 여행했던 호주에서 사람들은 시선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옷을 입고 거리를 다녔다. 한국에서 단정하고 얌전한 옷차림으로만 다니진 않았지만 외국만큼 자유롭게 다니진 않았다. 알라모아나 쇼핑센터를 들러서 바로 노란색 원피스를 샀다. 한국 가서 자주 입진 못해도 내 위시리스트를 하나 이뤘기 때문에 만족이다.
오후 3시쯤, 쇼핑을 마친 우리는 바로 숙소로 체크인하러 갔다. 비행기에서 쪽잠을 잔 탓인지 친구와 나는 바로 잠에 빠졌다. 1시간쯤 지났을 때 알람의 소리를 듣고 깨어나 씻고 쇼핑했던 노란색 원피스를 입었다.
준비를 끝마칠 때쯤 친구에게서 숙소 밑에 도착했다는 연락이 도착했다. 서둘러 내려간 우리를 맞이한 친구는 우리를 와이키키 해변으로 데려갔다. 나에게 하와이는 바다 그 자체이다. 수영, 서핑, 해변이 하와이의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 처음 맞이한 와이키키 해변은 사무치게 아름다웠다. 모래부터 바다 색까지 완벽했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바다 옆 잔디에서 체조하고 춤추고 노래 부르는 모습도 새로웠다. 한국에서 해변을 가면 작정하고 물놀이하는 분위기였다면 하와이는 해변이 일상인 분위기였다.
오후 6시쯤, 해변을 전부 둘러본 이후 우리는 미국의 이마트로 불리는 월마트로 향했다. 가자마자 눈에 보였던 건 귀에 꽂는 꽃 모양의 핀과 레이였다. 레이(Lei)는 하와이 하면 다들 생각하는 그 화려한 꽃목걸이다. 꽃 목걸이도 한번 걸어보고 꽃 핀도 꽂아봤다. 이제야 하와이에 온 것이 조금 실감 났다. 하와이에서는 꽃을 꽂는 방향에도 다 의미가 정해졌다고 한다. 왼쪽은 커플을, 오른쪽은 솔로를 의미한다. 양쪽에 모두 한다면 열정적으로 애인을 찾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한국에서 머리에 꽃을 꽂으면 미쳤다는 소리를 듣지만 하와이에서는 하나의 문화로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사실이 조금은 신기했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 저녁을 먹으러 인터내셔널 거리로 떠났다. 원래는 하와이에 살고 있던 친구가 추천하는 양식집으로 가서 저녁을 먹으려 했지만 주차 문제와 시간문제가 겹치며 아쉽게도 못 갔다. 저녁을 먹기 위해 거리를 잠시 돌아다녔다. 거리에는 그림 그려주는 사람, 노래 잘 부르는 사람, 기타 잘 치는 사람, 앵무새 들고 있는 사람, 춤 잘 추는 사람들이 자신의 재주를 펼치며 돈을 벌고 있었다. 배가 고팠지만 다양한 볼거리에 정신을 뺏겼다. 조금 돌아다닌 후 도착한 장소는 푸드홀이었다. 푸드홀에는 피자, 버거, 아이스크림, 샐러드, 바비큐 등 다양한 가게가 있었다. 우리는 다양한 고기에 빵, 샐러드가 들어가 있는 곳을 선택했다.
저녁 9시, 가게 앞에서 10분 정도 기다린 후 주문을 진행했다. 이번에도 긴장을 놓지 않으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주문했다. 그런데 마지막에 종업원이 내 이름을 물어보았다. 처음에는 왜 물어보지라는 생각에 내 한국 이름을 말했다. 그랬더니 내 한국 이름을 발음 못하는 것이었다. 정말 근처에도 못 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려워했다. 그때 음식 주실 때 이름으로 불러주려고 그러는 거구나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바로 어릴 때 아빠가 지어주신 영어 이름을 말했다. 뒤에서 기다리던 손님이 빵 터지시며 좋은 이름이라 말씀해주셨다. 아마 한국 이름을 못 알아들어 내가 영어 이름으로 말한 사실이 즐거우셨던 것 같다. 바로 옆에서 고기를 직접 썰고 샐러드를 담아서 주셨다. 긴 시간의 비행과 늦은 시간 덕분에 더욱 맛있게 먹었다. 배고플수록 더 맛있는 법이다.
모든 일정을 마친 후 숙소에 도착해 짐 정리할 틈도 없이 바로 샤워한 후 잠에 들었다. 너무 피곤해 아무것도 신경 쓸 수 없었다. 침대의 매트리스가 푹신해서 다음날 아침까지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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